임재필과 친구들 (JP Lim & Fri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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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임재필과 친구들 (JP Lim & Friends)
발매일 2011.10.25
제작사 Mirrorball Music
레이블 윈드밀 미디어
미디어구분 1CD
Cat.No 8804795015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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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
늦깎이 재즈 트럼페터의 아름다운 기록!
음악과 신앙으로 시련의 다리를 건너온 황혼의 트럼펫터, 그의 도전에 최고의 재즈인들이 함께한다.

JP Lim & Friends - Remember JP Lim

‘늦깎이 재즈 트럼페터의 아름다운 기록’ JP Lim & Friends [Remember JP Lim]
- 음악과 신앙으로 시련의 다리를 건너온 황혼의 트럼펫터, 그의 도전에 최고의 재즈인들이 함께 한다!
- 늦가을, 스산해진 마음에 따듯한 온기를 불어넣는 주옥같은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
- 뒤늦게 떠난 여행, 무던한 열정과 따듯한 동료애가 함께 한 소중한 시간
전문 재즈 뮤지션이 아닌, 재즈클럽의 관리자이자 아마추어 재즈 트럼펫터가 60을 훌쩍 넘긴 나이로 늦깎이 데뷔앨범을 발표했다. 서울 압구정동 소재 재즈클럽 [원스 인 어 블루문]의 임재필 전무가 바로 그 주인공.
뒤늦게 재즈의 매력에 빠져들어 독학으로 공부해온 시간이 12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묵묵히 재즈의 중심세계로 걸어온 짧지않은 세월.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시련, 대장암 3기 판정. 감당키 어려운 시련, 오직 주님께 의지해야하는 시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혼자서는 일어서기조차 힘든 몸 상태로 '성모의 밤' ’순교자의 밤‘ 등 성당행사에 나가 트럼펫을 불었고 성당의 간판을 손으로 조각하며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정성의 기회를 바쳤다.
“연주라기보다는 기도였고 간판을 완성할 때까지는 살려 두시지 않을까”생각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고통의 시간들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케 하는 것이었다.
3년여에 걸친 항암치료를 이겨내고 거짓말처럼 돌아온 스테파노 임재필.
그에게는 언제나 함께하던 ‘일요일밤의 라이브 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최고의 재즈 연주자들인 유영수(드럼), 신동진(색소폰), 양준호(피아노), 오정택(베이스)이 기꺼이 반주자로 나서고 한국재즈계의 대부 이판근 선생은 ‘Remember JP Lim'을 작곡하여 선사했으며, 재즈 평론가 남무성은 앨범 프로듀서로 나섰다.

■ 만든이

임재필 - 트럼펫, 푸르겔 혼
신동진 -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유영수 - 드럼, 콩가
양준호 - 피아노
오정택 - 베이스
이판근 - 작곡, 편곡

“마음을 치유하는 주옥같은 스탠더드 넘버들, 그 너머로 외면할 수 없는 삶의 드라마가 있다“

낯선 연주자 “저 모자 쓴 트럼펫터는 누구지?”
[울진 재즈페스티벌]을 TV로 시청하던 재즈이론가 이판근 선생이 물었다. 마침 페스티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합동 잼세션(Jam Session) 장면,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유명한 하드 밥 넘버 ‘St. Thomas’를 연주하고 있었다. 수십 명의 틈바구니 속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트럼펫을 연주하던 남자. 웬만한 얼굴은 모두 알아보겠는데 아무리 봐도 낯선 얼굴이었던 것이다. 훗날 이판근 선생은 이 연주자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어딘지 설익은 냄새가 풍겼지만 한음한음 자신의 소리를 내려는 진중한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국내 재즈계에서 트럼펫터가 드물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이판근 선생의 눈에 띄었던 남자는 공교롭게도 전문 재즈 뮤지션이 아닌, 재즈클럽 [원스 인 어 블루문]의 총 관리자 임재필 전무였다. [원스 인 어 블루문]은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라이브 클럽으로, 영업장을 돌보는 시간외에 틈틈이 재즈 트럼펫을 공부 중이었던 그에게 용케 무대에 설 기회가 왔던 것. 그게 2000년 여름의 일이었으니 벌써 11년 전의 이야기다.

2007년 봄, 나는 색소포니스트 이정식의 앨범 [달의 착시](Moon Illusion)를 제작했고 그 쇼 케이스를 위해 [원스 인 어 블루문]을 찾았다. 블루문은 가끔 재즈 뮤지션들의 앨범 발표회를 겸한 기자 간담회가 마련되는 장소였다. 입구에 들어서자 반갑게 악수를 청하던 임재필 전무가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중에 내 앨범도 좀 만들어줘...” 평소 겸손하고 소탈한 성품의 그가 특유의 너스레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는 “그래야죠!”라고 망설임 없이 응수했다. 어디까지나 서로가 농담처럼 주고받던 대화였다. 그가 영업시간에 종종 뮤지션들과 어울려 한 두 곡쯤을 연주한다는 건 알고 있었으나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늦깎이 재즈공부를 시작한 처지에서 과연 작품발표까지 이를 수 있을까? 그 열정에 대해서만큼은 내심 파이팅을 보내고는 있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그만한 속도를 내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시 그의 연주를 클럽 손님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다시 꺼내든 트럼펫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일년에 한두 번 꼴로 블루문을 찾아갔고 그때마다 일부러 일요일 저녁시간을 택했다. 일요일은 베테랑 재즈 뮤지션인 신동진(색소폰), 유영수(드럼) 선생의 캄보밴드를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했지만 임재필 전무가 중간에 몇 곡을 함께 연주하는 날이기도 했다. 왜 그랬던지 가끔씩 그의 트럼펫 연주가 궁금해졌다. 남들이 섣불리 시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슬쩍 슬쩍 그 가능성을 엿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훔쳐보는 마음을 들키기라도 할까봐 항상 무대가 내려다보이는 2층 난간 옆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그의 등장을 기다렸다. 보통 Four Stage를 치루는 라이브 프로그램 중 2부 스테이지의 중간쯤에서 임재필 전무가 밴드에 합류하는 형식이었다. 클라리넷과 플루트, 색소폰을 다루는 신동진 선생을 원 혼(One Horn)으로 하여 피아노에 양준호, 베이스에 오정택, 드럼에 유영수 선생이 포진한 퀄텟(4중주)에서 트럼펫(임재필)이 더해지면 2관 편성의 퀸텟을 이루게 된다. 얼핏 실력 있는 밴드가 아마추어 트럼페터를 위해 배려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언제부턴가 이 퀸텟은 자연스럽고 유연한 앙상블을 들려주고 있었다. 연주도 연주겠지만 오랫동안 맺어진 인간적인 유대감 때문인지 그들의 무대에는 항상 특별한 온도가 감지되는 것 같았다. 물론 임재필 전무의 연주가 일취월장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는 약속이나 한 듯 그때마다 발전된 연주를 들려주었다. 단조로웠던 프레이징과 호흡은 변화로워졌고 아쉬웠던 솔로는 넉넉한 길이를 확보해 가고 있었다. 단순히 연습의 량만으로 그런 소리의 질감과 프레이즈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은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렇게 내가 임재필 전무가 아닌 한 음악인의 열정에 대해서 깨닫게 되기까지는 다소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젊은 시절 그는 캬바레 등지에서 직업적으로 건반과 트럼펫을 연주했다고 한다. 밴드 마스터까지 지냈다고 하니 순수 아마추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트럼펫을 처음 불었던 것도 시골 논산중학교 때부터였다. 다만 음악 그 자체에서 비전을 찾지 못한 채 생계형으로 밤무대를 전전해야했고, 한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 되고 난 뒤부터는 돈을 더 벌기위해 언제든 악기를 놓을 생각만 했다고 한다.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순수음악에 대한 미련을 묻어둔 채 안타까운 세월만 흘러버린 것이다. 그랬던 그가 뒤늦게나마 악기연주에 다시 매달리게 된 계기가 바로 [원스 인 어 블루문]이었다. 매일 밤 클럽 무대에 오르는 뮤지션들을 지켜보면서 점차 재즈에 매료되었고 “더 늦기 전에 한번 해보자”는 마음에 해묵은 트럼펫을 꺼내들게 되었다. 자신에게 음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던 그는 억척스럽게 연습에 매달렸고 클럽 무대에서 간간히 연주자들과 어울리는 것 외에도 [이정식 재즈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들어가 트럼펫을 불었다. 앙상블을 체계적으로 익히며 톤을 가다듬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뮤지션들 틈에 섞여서 묵묵히 재즈의 중심세계로 향하고 있었던 것이다.

기적의 시간
그러나 기회의 시간은 오래 주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임재필 전무에게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찾아온 것은 2008년으로 들어선 겨울의 끄트머리 즈음이었다. 불행하게도 그때 그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평소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것은 물론,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바른 몸가짐에 신경 쓰던 그로서는 청천 벽력같은 일이었다.

공교롭게도 2008년은 [원스 인 어 블루문]이 개관 10주년을 맞는 해였다. 오픈 리셉션을 가졌던 1998년 4월, IMF 경제위기 속에서 어렵게 출발하여 10년이라는 귀한 날을 맡았으니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이었다. 클럽주인 임재홍 사장은 한 때 내가 편집장으로 있었던 재즈 월간지 ‘두밥(Doobop)'의 발행인이기도 했으며 2000년에 LG아트센터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재즈 올스타 콘서트]를 주최한 장본인이기도 했기에 이런 저런 인연으로 나는 개관 10주년 행사에서 사회를 맡았다. 그렇게 모두가 한바탕 잔치를 치르던 그 날 임재필 전무가 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가까운 지인에게조차 자신의 상황을 말하지 않았던 그는 1차 수술을 마친지 불과 열흘밖에 지나지 않은 몸 상태로 출근하여 언제나처럼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나 역시도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왜 그랬는지 그날 임재홍 사장의 어두운 표정도 시간이 많이 지난 뒤에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그때 임재필 전무는 모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고 한다.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늦깎이 트럼페터를 배려해주던 동료 뮤지션들에게도, 그리고 사제들에게도... 끔찍한 항암치료가 이어지면서 아픈게 얼마나 죄스러운 건지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감당키 어려운 시련 앞에서는 한낱 초라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이기에 오직 주님께 의지해야하는 시간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간절한 기도가 계속 되었다. 혼자서는 일어서기조차 힘든 몸 상태로 '성모의 밤' ’순교자의 밤‘ 등 성당행사에 나가 트럼펫을 불었고 성당의 간판을 손으로 조각하며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정성의 기회를 바쳤다. “연주라기보다는 기도였고 간판을 완성할 때까지는 살려 두시지 않을까”생각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고통의 시간들을 어렴풋이나마 짐작케 하는 것이었다.

첫 번째 제안
2011년 5월, 나는 오랜만에 [원스 인 어 블루문]의 2층 난간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일요일 밤의 라이브 밴드는 변함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고 있었다. 2부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첫 곡의 연주가 끝나자 트럼펫 주자 임재필이 무대에 올랐다. 첫 곡은 'I Remember Clifford'. 작곡가이자 테너 맨인 베니 골슨(Benny Golson)이 모던재즈의 명장이었던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에 헌정한 명곡이다. 재즈의 무드 감을 만끽하기에 더 없이 좋은 레퍼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연주곡은 'All The Way'. 역시 천재 트럼페터 리 모건(Lee Morgan)의 애연 곡으로 유명해진 스탠더드 넘버다. 처연하고 감성적인 테마지만 트럼펫의 호흡과 감정처리가 결코 쉽지 않은 곡이다.

임재필 전무가 힘든 병마를 이겨내고 예전의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은 사실로 보였다. 만약 처음부터 보지 않고 들었다면 임재필의 소리라고 쉽게 판단하지 못할 만큼 웬일인지 그의 연주는 더없이 힘차고 세련되어졌다.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릴 단계는 아니겠지만 환하게 웃는 듯한 트럼펫의 음색은 기적의 시간을 느껴보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그에게 다시 기회를 허락한 존재가 음악일까 신앙일까...’ 그날따라 퀸텟의 공연을 구경하는 일이 새삼스레 흥미로워졌다. 양준호의 꿈결같은 피아노 배킹(Backing), 특유의 서브 톤으로 완벽한 재즈의 질감을 빚어내는 신동진 선생의 테너, 화려한 테크닉의 유영수 선생(드럼)이 빚어내는 소리들은 개별적인 플롯을 따라가는 재미를 강조하는 듯 하면서도 동시에 촘촘하게 잘 짜여진 재즈 앙상블의 백미를 보여주고 있었다. 때로 특별한 리듬의 반전 없이 일정한 템포만을 유지하는 밋밋함 속에서는 혹시 내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이야기를 주고받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날 나는 임재필 전무에게 앨범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
오랜만에 보는 너스레웃음이었다.

Remember JP Lim

이판근 선생과 임재필 전무가 직접 만난 건 최근의 일이었다. 물론 재즈클럽의 관리자와 원로 재즈인으로서 몇 번은 인사를 나눴을 터였지만 스승과 제자로서의 연을 맺게 된 건 이번 앨범작업을 앞두고 비롯되었다. 두 사람의 만남에는 인상적인 대목이 있었다. 우선 팔순을 앞두고 있는 이판근 선생이 11년이나 지난 일을 또렷히 기억해낸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이었다. 그가 설익은 재즈맨에게서, 그것도 잠깐 스쳐가는 TV 화면을 통해서 무엇을 보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짧지 않은 그 시간동안 임재필은 거짓말처럼 재즈 뮤지션으로 성장해 있었다. 앨범의 타이틀이자 첫 곡으로 수록된 ‘Remember JP Lim(이판근 작곡)’은 바로 이판근이 간직했던 기억의 산물이자 예상치 못한 선물이었다. 트럼펫의 선율미를 염두에 둔 듯 전편을 장식하는 유니크한 테마는 쉽게 가슴으로 다가오면서도 동시에 쉽게 흥얼거리기 힘든 묘한 음들의 집합을 보여준다. 희미해진 윤곽을 더듬어 오선지 위에 그려낸 원로 재즈 음악가의 필력이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한 구절의 시처럼 통렬한 위로가 되어주는 것 같다.

앨범 [Remember JP Lim]은 재즈에 빠져버린 한 평범한 남자의 무던한 열정과 기꺼이 그와 함께 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동료애가 빚어낸 아름다운 기록이다. 무엇보다 그 따듯한 동료애는 녹음과정 내내 우리 모두를 기쁘게 하였다. 모든 것을 치유하고 부족함을 일깨우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것을 명령하는 것은 바로 음악이 가진 경이로운 힘일 것이다.

뒤늦게 떠난 여행, 어느 순간 목적을 잃고 캄캄한 망망대해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마치 밤하늘에 반짝이는 세인트 엘모의 불빛(Saint Elmo's fire)처럼, [Remember JP Lim]은 뮤지션 임재필의 남겨진 삶에 소중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01) Remember jp-lim(피아노버전) 이판근 작곡
12) Remember jp-lim(색소폰버전) 이판근 작곡
13) Vison of you 이판근 작곡
이 앨범에 작곡및 편곡자로 참여한 이 판근 선생은 국내 재즈계의 대표적인 이론가이시자, 교육자로 널리 잘 알려져 있는 분이시다. 평소 이 앨범의 리더인 임재필씨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던 이판근 선생은 그의 앨범 제작에 손수 직접 만든 두곡의 자작곡을 기꺼이 제공했는데, 두 작품 모두 처연하면서도 애조 띤 선율이 기존의 스탠더드 넘버들과도 전혀 이질감이 없을 만큼 자연스럽게 어울려 보인다.

02) Django 이판근 편곡
모던재즈 쿼텟이 남긴 불후의 명곡중 하나이며, 재즈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아름다운 작품. 벨기에 출신의 거장 집시 스윙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담아 이 쿼텟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존 루이스가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가슴 시릴만큼 리리컬한 메인 테마의 아름다움 때문에 1956년도에 처음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론 카터, 짐 홀, 수많은 연주자들에 의해 재연되어왔다.

03) Black orpheus (Manha De Carnaval)
프랑스 출신의 영화감독 마르셸 카무스에 의해 브라질에서 만들어졌던 영화의 제목이 바로 Black Orpheus 인데, 종종 영화에 삽입된 테마곡 Manha De Carnaval과 겹쳐져서 불리기도 한다. 브라질 출신의 작곡가이자 기타주자이기도 한 루이즈 봉파가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이 곡은 1960년대 초 미국에 불어닥친 보사노바의 열풍에 힘입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며,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여러 유명한 작품들과 함께 스탠더드화 된 곡이기도 하다. 영제로는 'A Day in the Life of Fool'로 불린다.

04) Gabriel oboe 양준호 편곡
이 곡은 1986년도에 만들어졌던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에 삽입된 테마이며, 두말할 나위없는 세기의 영화음악가로 평가받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작품으로 널리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사라 브라이트만이 이 곡에 가사를 붙여 부른 넬라 판타지아 버전이 더 유명해졌는데, 애초 원곡은 바로 이 연주곡이다. 사실 재즈 뮤지션들이 그리 즐겨 연주하는 레퍼토리는 아니지만, 선율 자체가 워낙 훌륭하기에, 이 앨범의 버전처럼 트럼펫으로 연주해도 더없이 좋게 들린다.

05) I remember clifford
안타깝게도 불과 25세의 젊은 나이에 차사고로 세상을 떠난 트럼페터 클리포드 브라운에 대한 헌정의미를 담은 작품. 이 곡을 쓴 베니 골슨은 테너 색소포니스트이면서, 재즈사에 이름을 확고한 족적을 남긴 작곡가로 인정받고 있는데, 그는 클리포드 브라운이 세상을 떠나기 전 비브라포니스트 라이오넬 햄튼 밴드에서 함께 연주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탁월한 천재성과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때 이른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애통해했다. 그에 대한 기억과 더불어 좀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오랫동안 기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이 작품은 이제 세상에 남아 끊임없이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06) What's new
1939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전형적인 재즈 스탠더드 넘버. 사실 대부분의 스탠더드 곡들은 과거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헐리웃 영화의 테마음악으로 쓰여지면서 자리잡게 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곡은 다소 특이하게도 연주곡으로 먼저 만들어진 케이스이다. 그러다가 작곡된 이듬해 가사가 뒤늦게 붙여지고, 빙 크로스비나 테디 그레이스 같은 당대의 유명 보컬리스트들에 의해 불리면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지고 사랑받게 되었다.

07) Misty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에롤 가너가 1954년도에 만든 작품. 이 곡 역시 처음엔 연주 곡으로 만들어졌으나, 나중에 별도의 작사가에 의해 가사가 붙여졌고, 이후 스탠더드 넘버로 자리잡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일반 재즈 팬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까지 비교적 잘 알려진 몇 안되는 스탠더드 곡중 하나이기도 한데, 자니 마티스나 엘라 피츠제럴드, 줄리 런던이나 프랭크 시나트라같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팝 차트의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로 폭넓은 대중성을 가진 곡이기도 하다.

08) All the way 이판근 편곡
이 곡은 1957년 프랭크 시나트라가 처음 부른 버전이 가장 널리, 또 가장 크게 히트한 경우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스탠더드 넘버들이 그렇듯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다양한 뮤지션의 연주나 보컬버전이 생겨나지만, 분명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되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이 곡은 그런 점에서 프랭크 시나트라의 목소리가 가장 잘 묻어나 있으며 그의 존재감이 곡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작곡가인 지미 반 휴젠은 1950년대 프랭크 시나트라가 캐피틀 레코드사를 통해 앨범을 발표할때 상당수의 곡들을 만들었던 전담 작곡가인만큼, 프랭크 시나트라 할때 상당수의 곡들을 만들었던 전담 작곡가인만큼, 프랭크 시나트라에겐 마치 분신과도 같은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09) Tendley 양준호 편곡
1946년도에 작곡가인 월터 그로스가 곡을 만들고, 잭 로렌스가 거기에 가사를 붙여 만든 작품. 우리에겐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듀엣으로 잘 알려진 이 곡은 섬세하면서도 온화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발라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며, 대부분의 다른 버전들도 원곡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범위에서 해석하는 편이다. 사실 스탠더드 넘버들이라고 해서 꼭 재즈 뮤지션들만 리메이크하진 않으며, 팝 장르에서도 종종 재해석되곤 하는데, 이 곡은 대부분의 버전들이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전형적인 재즈 스탠더드 넘버로 손색이 없다.
10) As time goes by
만약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았던 분이라면, 피아노앞에 앉아 연주하며 처연한 목소리로 노래하던 샘의 모습을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영화를 이야기할 때 반사적으로 떠오르게 되는 이 곡은 원래 1931년도에 작곡가인 허먼 헙필드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위해 만들었을 때에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러다가 1942년도에 영화에 삽입되면서 영화의 커다란 성공과 함께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이 곡은 전미 영화협회에서 지난 100년 동안 가장 뛰어났던 영화음악 100곡을 선정할때 2위에 오르기도 했다.

11) Over the rainbow 이판근 편곡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가라고 하면 아마 웬만한 음악 애호가들은 이 곡의 제목을 반사적으로 떠올릴 것이다. 지난 100년의 미 대중음악 레코드 역사에서 가장 폭넓은 지지도를 얻은 곡이자, 전미 영화협회에서 선정한 영화음악 100선중 1위에 올라있는 불멸의 넘버가 바로 이 곡이다. 그만큼 이 곡은 단지 재즈 스탠더드 넘버의 범주를 벗어나 미 대중문화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은데, 1939년 발표된 이 영화에서 도로시를 맡았던, 당시 불과 17살정도 밖에 되지 않았던 주디 갈란드가 직접 부른 모습은 지금도 선명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 유명세만큼 장르를 떠나 수많은 형태의 버전들이 남아있다.

김희준(MMJAZZ 편집장)
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
1. Remember JP Lim (take 1)
2. Django
3. Black Orpheus
4. Gabriel's Oboe
5. I Remember Clifford
6. What's New
7. Misty
8. All The Way
9. Tenderly
10. As Time Goes By
11. Over The Rainbow
12. Remember JP Lim (take 2)
13. Vison Of You
음반정보 트랙정보 상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