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 그의 첫 번째 이야기. [My Own Way]


음악을 포함한, 예체능 및 문화산업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걷는 길이 대부분 순탄치 못하다는 것은, 굳이 해당 업계의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다 알만한 사실일 것이다.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으로 대중들은 더욱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문화 컨텐츠들은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그나마 아직까지 시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아이템들에 한해서만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중들이 취향에 따라 선택적으로 즐길 수 있는 스펙트럼은 되려 확연하게 줄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그 중 한때 문화산업 컨텐츠들 중 최고의 찬란함을 영위했던 음반산업은 큰 불황을 지나 침체에 접어들었고, 그에 따른 결과로 음반기획의 성질까지 바뀌었다. 아무리 그 열정과 재능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유소년 소속팀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육성되어지지 않으면 프로입단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스포츠 분야처럼, 어린 시절부터 발탁되어 키워지지 않은 이상 프로페셔널 종사자로서 합류하기가 극적으로 힘든, 철저한 상품화를 위한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 들지 못한 뮤지션들은 점차 낙오되어갈 수 밖에 없는 어두운 판도에서, 올해 스물여섯의 아라한이 그가 전곡 프로듀싱한 한 장의 믹스테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평범, 순탄한 삶을 모두 뒤로 하고, 국내 가요계에서 아직 비주류의 간판을 떼내지 못하고 있는 힙합/어반 씬에 뒤늦은 첫걸음을 들여놓은 것. “My Own Way”에서, 음악에 대한 그만의 신념과 표현을 엿볼 수 있다.

1. Ride With Me
2. My Own Way
3. Hey Kim!
4. Bounce (Feat. 김현민)
5. At The Club (Bomb Interlude)
6. Bomb
7. Cold
8. Holla At Me
9. Lie
10. Closer
11. Business Man
12. No More You
13. Good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