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베이스(bass), 둔탁한 킥(kick)과 강력한 파열음의 스네어(snare)로 그루브를 만들어 내는 비트의 반복. 정교하고 치밀한 샘플링으로 재창조 되는 음계와 멜로디. 그 위에 얹은 라임(rhyme)이라는 언어유희. 그리고 자유와 저항정신 사이를 걷는 삶에 대한 고찰과 넋두리.. 로 대표되는 90년대 황금기(golden era)의 힙합. Golden Boy Training Academy 는 앞서 묘사된 '힙합다운 힙합'의 모습을 제대로 재현해 내고자 시작된 움직임의 결과이다.

부연 설명이 필요없는 한국힙합의 큰형님 가리온의 '나찰'과 1세대 힙합의 영원한 막내 Trespass의 '아이삭 스쿼브'. 이 둘의 이번 프로젝트는 '예상치 못한 색다른 조합'으로 힙합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과 기대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은 분명, 그동안 두 MC가 걸어온 길이 너무도 상반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10년이 넘는 세월을 친형제 처럼 지내온 이 둘에게 이번 'GTA' 프로젝트는 '끝까지 함께 좋은 음악하자'던 10년전의 약속을 결과물로서 지켜내는 것일 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앨범을 꽉 채운 비트와 랩들은, 모두가 힙합을 처음 시작할 때 그토록 열광하였던 '힙합'곡 들이다.

물론 여기서, 한국 힙합씬에 현존하는 뮤지션들의 활동에 정통성이라는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때때로 실험과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도'라는 가치를 저버리고 퇴색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아티스트들의 외도를 향한 메세지임은 부정할 수 없다.

앨범은, 나찰의 솔로곡과 아이삭 스쿼브의 솔로곡, 그리고 듀엣곡과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한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찰은 이 앨범에서 가리온 활동을 통해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나찰만의 독자적인 스킬과 메시지를 선보였다. 아이삭 스쿼브 역시 최근 몇 년간 메이져 힙합씬에서 보여주었던 음악이 아닌, 'Back 2 Town' 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본인 특유의 강하고 위트있는 가사와 스킬을 선보였다. 이 들과 함께하여 앨범을 채워 준 비트 메이커는 Soul Company의 대표 아티스트 'The Quiett' 수제자로 알려진 신인 Vida Loca(비다 로까)이다. 중,고등학교시절 가리온과 trespass의 음악을 들으며 자라온 그는, 이번 앨범에서 선배 뮤지션들에대한 강한 respect를 가지고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더욱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하여 Dead'P, Deepflow, Koonta, 현무, TKO 등이 참여하였고, Primary, Minos, DJ Skip, Saatan 등이 앨범 스텝으로 참여하였다.

꾸미지 않아 아름다운, 순수한 매력을 가진 힙합다운 힙합으로 채워진 Golden Boy Training Academy의 The Training Day vol.1 은, 어떤 이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어떤 이들에게는 신선함을 안겨 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 힙합씬에 던져지는 큰 과제가 될 것이며, 그만큼 중요한 가치를 지닌 앨범이 될 것이다.

1. Application
2. Heavy Talker (Back 2 Town)
3. 금단증
4. 막rap pt.1
5. 랩 초급반
6. 쩐의 전쟁
7. Rap Boy
8. Deep Down Defiance (Feat. Deepflow)
9. 막rap pt.2
10. 개판
11. 백야 (白夜)
12. 삼삼이네
13. Junk Food (Feat. Dead'P, 현무 & Koonta)
14. Comple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