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ival](4집:1976.10.11 발매)
스웨디시 팝의 첨병 아바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역작

이 음반은 그야말로 아바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작품이다. 물론 아바의 대표곡으로야 ’Mamma Mia’가 꼽히곤 하지만, 아바가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팝 음악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빌보드 차트 넘버 원을 기록한 ‘Dancing Queen’이 이 음반에 실려있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이외에도 수많은 나라에서 차트 1위를 차지했고, 실질적인 아바의 최고 히트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도 전체적으로 캐치한 리듬과 아름다운 멜로디 등이 조화를 이루어 수많은 히트곡이 터져나왔다는 점에서 아바의 대표 앨범중 하나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금지곡’이 난무하던 유신 정권 하에서 이 음반이 우리나라에 소개될 당시 수록곡 중 아녜타의 보컬이 인상적인 ‘When I Kissed The Teacher’와 ‘Money, Money, Money’는 그 제목 때문에 심의에서 문제가 되어 삭제된 채 발매되었다. ‘선생님에게 키스를 한다는 설정이 말도 외설적이다’라는 것, 그리고 ‘배금주의 사상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앨범의 문을 여는 ‘When I Kissed The Teacher’는 슬로 템포로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비트의 속도를 높이는 곡으로 아녜타의 메인 보컬과 여기 어우러지는 프리다의 보컬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절로 가볍게 몸을 흔들게 만드는 ‘Dancing Queen’이야 두 말이 필요 없는 히트작이며, ‘My Love, My Life’는 아녜타의 보컬이 실린 발라드 곡으로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지만 아녜타가 부른 노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스트링 편곡도 감미롭다. 프랑스에서의 추억을 담은 이 곡은 원래 ‘Monsieur, Monsieur’라는 타이틀의 업템포 곡이었으나 편곡을 달리하고 제목을 바꾸어 발매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업템포의 노래 ‘Dum Dum Diddle’은 아바의 노래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곡이지만 산뜻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프리다의 감수성 짙은 보컬이 실린 ‘Knowing Me, Knowing You’는 파경에 이른 결혼생활의 비틀어진 관계를 묘사한 노래로 이들 부부의 삐걱거린 관계를 암시한 전조가 된 곡이라 할 수 있다. 결국은 이후 두 장의 앨범을 더 낸 뒤 이들 두쌍 모두 파경에 이르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세련된 팝 사운드를 담은 이 노래는 영국 등에서 차트 1위에 올라 이들의 히트 레퍼토리 리스트에 합류했다.
‘Money, Money, Money’는 역시 프리다가 메인 보컬을 맡은 곡으로 싱글로 커트되어 호주, 서독, 네덜란드 등 수많은 나라에서 1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3위에 오른 이 노래는 냉소적인 느낌을 주는 보컬이 인상적이다. 이들의 특징적인 신서사이저 연주로 시작되는 ‘That’s Me’에 이어지는, 비요른이 보컬을 맡은 ‘Why Did It Had To Be Me’는 부기우기 풍의 리듬이 재미있는 곡.(이 곡은 ‘Happy Hawii’라는 제목으로 아녜타의 리드 보컬에 실린채 멜로디 역시 약간씩 다르게 편곡된 뒤 ‘Knowing Me, Knowing You’의 B사이드 싱글로 발매되기도 했었다.)
‘Tiger’는 강렬한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어쩌면 이 앨범에 실린 ‘Mamma Mia’와 비슷한 패턴이지만 강도 면에서는 훨씬 강력하다. 마지막에 수록되었던 ‘Arrival’은 신서사이저와 아코디언이 코러스와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연주곡이다. 켈틱풍의 멜로디가 아름다운 작품으로 아바 음악의 다양성을 새삼 깨닫게 만드는 노래다. 끝부분에 가서 들려오는 아녜타와 프리다의 보컬 하모니도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원용민(음악 칼럼니스트)